엄마가 말했다.
"해가 지면 그날 하루는 무사히 보낸 거다. 엄마, 아버지도 사는 게 무섭던 때가 있었단다. 그래도 서산으로 해만 꼴딱 넘어가면 안심이 되더라. 아, 오늘도 무사히 넘겼구나 하고. 그러니 해 넘어갈 때까지만 잘 버텨라. 그러면 다 괜찮다."
그 밤에 엄마가 속으로만 삭힌 뒷말이 있었다.
'그러다 새벽이 오면 또 하루가 시작되는 게 몸서리쳐지게 무서웠단다.'
그 말까지 더 해야 진실이 완성되지만 엄마는 차마 그 말을 할 수 없었다. 말하지 않아도 새벽이 되면 절로 느낄 것이므로. 당장 그 순간 자식에게 필요한 것은 기운을 북돋아 주는 말이란 걸 알기에. 나는 시간이 지나서야 그 뒷말까지 온전하게 전해 듣고 그 말에 담긴 서슬 푸른 삶의 비의에 혼자 몸을 떨었다.
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中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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